‘WATCH OUT’ 사연 게시판

무서웠던 일화

작성자 J**

작성일 24-08-30 23:18

조회수 46

때는 제가 한 아파트에 살던 초등학교 시절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섬뜩한 일이 참 많았는데요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생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긴게 다행이지 않았나 싶네요

이 아파트에 사는 5년간 소름돋는 에피소드가 꽤 있었는데

오늘은 그 중 두 가지만 써볼까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이였을 때입니다

당시 무섭다고 소문난 공포영화를 본 이후 

깜깜한 방에서 자는게 왠지 소름 돋아서

잘 때 항상 책상 스탠드를 켜놓고 방문은 활짝 열어둔 채 

잠을 잤는데요

문과 바라보는 방향에 머리를 두고 자서

눈을 뜨고 있으면 거실과 거실 베란다가 한 눈에 보였습니다

그 날도 평소처럼 잠을 자는데 중간에 한 번 깨게 됐어요

잠에서 깬 저는 아무 생각없이 눈을 뜨고 

문 밖을 바라봤는데요

사람의 형체를 한 검은 무언가가 베란다 창 밖에서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덩실덩실 뛰면서 팔을 흔드는 모습이였어요

활짝 웃는 치아같이 보이는 무언가가 새하얗게 보였고

춤을 추는 거 같이 뛰면서

그 하얀 무언가가 위아래로 계속 흔들리는 거 있죠

당시 저는 잠결에 “아 바람이 불어서 베란다에 말려놓은 빨래가 흔들리나 보다” 생각하고 몇분간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잠이 오길래 다시 잤습니다.

다음날 아침밥을 먹으며 엄마께 “엄마 근데 어제 새벽에 바람 많이 불더라 밖에 빨래 널어놓은 거 막 흔들리던데?” 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쭤봤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어머니의 대답은 “어제 빨래 널어놓은 거 없었는데?”

그 이후 엄마께 몇가지를 더 물어봤는데요

그 날 밤은 창문도 열지 않고 빨래도 널지 않았다고 하네요

밖에서 누가 춤을 춘 거 아니냐, 나무가 바람에 흔들린 걸 잘못 본 거 아니냐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당시 저희 집은 13층이였습니다.

 

 

두번째는 초등학교 6학년때 일입니다.

그 당시 한창 유행하던 드라마를 엄마와 함께 시청하던 때였는데요

드라마가 끝나면 11시가 넘는 시간이라

아빠는 제 방에서 먼저 주무시고 

저는 엄마와 안방에서 자곤 했습니다

그 날도 드라마를 보고 잠이 들었다가 조금 추워서 깼던 기억이 있어요

당시 저희집 티비 셋톱박스에는 시간이 표시 되어있었는데 

그 셋톱박스의 초록색 불빛은 새벽 3시 즈음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을 보고 열린 안방 문 쪽으로 몸을 돌려 누웠는데

안방 문지방 너머로 어둠 속에서 까만 눈동자만 빛내면서 누군가가 서있었어요

저는 키도 체형도 엄마와 흡사해서 당연히 엄마라고 생각했고

엄마도 자다 깨셨나? 생각을 하곤 다시 몸을 돌려 잠을 청했습니다

근데 잠이 안오더라고요

엄마가 방으로 들어오지 않으시고

그 자리에 계속 서계시는듯한 인기척이 느껴져서인지

저는 다시 잠에 들기가 어려웠습니다

한참을 있다 몸을 돌려 다시 셋톱박스를 봤고

새벽 5시가 가까워져가는 시간이였습니다

아직도 그 자리에 서서 저를 지켜보는 엄마께 “엄마 왜 안자?” 라고 물었어요 

그러자 엄마는 거실 복도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갔고 제 시야에서 사라지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잠이 들었네요

다음날 학교 갈 준비를 하며 엄마께 어제 왜 새벽에 계속 밖에 서계셨냐를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이 충격적이였습니다.

알고보니 저희 엄마는 새벽 1시쯤 부고 연락을 받고 아빠와 함께 장례식장에 가셨고 해가 될 때 쯤 집에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즉 제가 본 건 엄마가 아니였던거죠

그리고 하나 더 신기한 건

제가 본 무언가가 제 앞에서 사라진 시각

당시 고등학생이던 저희오빠가 가위에 눌렸다는 거 있죠?

저희 오빠는 늘 방문을 닫고 문고리를 잠구고 자는데

잠에서 깨 눈을 떠보니 방문이 활짝 열려있었고 누군가가 문 밖에 서있었다네요

오빠는 원래도 가위에 잘 눌리는 편이라 

이 날도 가위임을 직감하고 손가락을 움직여 가위에서 깰라고 했는데 한참이 지나도 손가락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정체 모를 무언가가 문지방을 넘어 방에 들어오려는 찰나

도어락 소리가 들리고 엄마아빠가 집에 오셔서 가위에서 풀렸다고 해요

그리고 놀랍게도 안에서만 열 수 있는 방문이 활짝 열려있어 소름이 돋았다고 하네요

 

오빠가 이 얘기를 집에서부터 학교가는 엘레베이터에서까지 제게 해주었습니다. 엘레베이터에서 “날 괴롭혀서 벌받은거다 마음을 곱게 써라” 라고 했다가 먼지나게 두들겨 맞은 일화가 생각나네요 ... 아직도 그 때 맞은 정수리가 아픕니다

 

아무튼 저만의 공포썰은 여기까지 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참 생각이 없어서 다행인 거 같습니다